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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빠진 한국]①174㎝·60㎏ 남자인데도…3분만에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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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택
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3-10-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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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v.daum.net/v/20230314090554365
"뭐 때문에 왔어요?" 지난 10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의 한 피부과. 진료실에 들어온 의사는 본지 기자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질문을 던졌다. 마약류 식욕억제제 디에타민, 일명 '나비약'을 처방받기 위해 왔다고 하자, 의사는 "살이 좀 쪘어요?"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의사는 바로 디에타민 처방전을 써주며 14일치를 먼저 먹어보라고 했다. 안내한 주의사항은 잠들기 전에 먹지 말라는 것뿐이었다.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렇게 키 174㎝, 몸무게 60㎏로 날씬한 편인 남자인 본지 기자는 진료 3분 만에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손에 넣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6~10일 동안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피부과 10곳에 마약류 식욕억제제 디에타민의 처방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피부과 10곳 가운데 7곳은 곧바로 디에타민 처방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나머지 3곳만이 "약 처방만은 가능하지 않다"거나 "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약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약류 의약품이지만 체질량지수 측정, 동맥경화증, 녹내장 여부 등 확인해야 할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과반수 이상의 병원에서 그냥 처방받은 것이다.

대한민국은 마약류 약물에 빠져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86만7465건의 마약류 식욕억제제가 처방됐다. 이 약을 복용한 사람만 한 해에 126만8146명이다. 2020년에도 620만1757건이 처방됐을 만큼 많은 사람이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다.


디에타민과 같은 식욕억제제는 단기간에 살을 빼야 하는 초고도비만 환자의 최후 수단으로 쓰인다. 마약류를 사용해 중추신경계를 건드리는 방식으로 식욕을 잃게 한다. 그만큼 부작용도 위험하다. 단순 식욕을 잃는 것을 넘어 어지러움과 알 수 없는 우울감까지 호소할 수 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박모씨(28)는 "20대 초반 다이어트를 위해 디에타민을 처방받았고 병원에서 안내하는대로 복용했다"며 "그럼에도 메스꺼움, 어지러움, 두통, 우울감에 불면증까지 경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작용으로 인해 지금은 식이장애를 가지고 있다"며 여전한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디에타민과 같은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부작용이 심각하면 '진짜 마약'을 투약한 사람처럼 행동한다